■ 토요일: 한국에서 비뚤어지게 핸폰을 꺼놓고 있는 이유에 대해서

■ 토요일: 한국에서 비뚤어지게도 핸폰을 꺼놓고 있는 이유에 대해서

삶이 많이 편해졌다. 어딜 가다가도 핸폰을 열면 가족의 목소리를  들을 수 있고, 영상으로 모습을 확인 할 수도 있다. 길을 모르면 갈 길을 알려주고, 근처의 맛집과 게장집에서 나온 북어국 맛이 그렇게 좋았다는 평까지 읽을 수 있다. 역사, 인물 뭐 못찾는게 없을 정도로 핸드폰은 발달한 것 같다. 핸드폰이라기 보다, 온라인으로 그 수많은 정보에 접할 수 있는 정보단말. 그게 우리의 생활을  크게 편하게 해주고 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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그걸 알면서도 난 한국에 오면 글로벌 로밍을 하진 않는다. 국제전화도 비싸다고 거의 꺼버린다. 그래야만 뭔지 멈춰서서 생각을 하며 돌아다닐 수 있는것같아 그렇게한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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인터넷을 사용 못한다는 환경에는 몇가지 이점이 있는 것 같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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첫번째로 내가 생각하려해도 생각 못하는 지식중 정말로 중요한 지식이 무엇인지 확인할 수 있다. 우린 오프라인 상에서도 갖고 있으면 좋을 만한 지식들을 많이 알고 있지만, 핸폰을 꺼낸다는 동작을 할 때마다 그 지식을 조금식 잊어버린다. 아- 그게 뭐였더라, 하다가 중요하지 않은 것들은 그냥 잊은체 버려두고 중요한건 메모 해뒀다가 나중에 찾아본다. 그러면 쉽게 잊지 않는다. 뭐 그때마다 찾아보면 되지, 하는 생각도 들을지 모르지만, 미팅이나 논쟁중 찾다가는 기회를 놓칠 수가 있다. 그 때 내가 조금 더 구체적인 지식, 수치를 내놓았더라면 판이 바뀌었을텐데 하는 극면이 있다. 그 순간을 위해, 내가 잊고 있는 중요한 지식이 무엇인지 확인할 기회가 있는 건 좋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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두번째로 쓸데없이 정보를 들이는 시간을 줄일 수 있다. 우린 이미 물을 붇고 있는 와중에 물을 마실 수는 없다. 그런데 조금 시간이 나면 그냥 아무 생각없이 세상의 아무런 필터를 거치지 않은 많은 양의 정보를 집어넣어 버린다. 아무 생각없이 물을 붇다보면 물이 넘치고, 그 넘친 물은 맑았는지 썼는지도 모른체 그냥 잊혀져 버린다. 물을 멈추고 가만히 컵안을 들여다보면 그 물이 맑은지 냄세는 어떤지 시간을 좀 놔두고 보면 뭐 갈아앉는 물질은 없는지 그런것들을 확인하고 물을 마실 수 있다. 한 번 멈춰보는 것. 흐르던 물이 멈추면 사람은 불연속성에 불안해 할 수도 있지만, 물을 확인하고 필요한 부분만 마시고나서 다시 물을 틀 때 보이는 것들이 훨씬 많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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세째로 이건 나의 특유의 문제긴 하지만, 편하게 연락할 수단만 있다면 약속을 편하게 바꿔버리는 그런 나쁜 버릇을 난 갖고있다. 그런데 한국에서 잡는 약속들은 시간이 한정되어있다는 것도 있어서 정말 만나고 싶은 사람들만 만난다. 그럼에도 불구하고 약속시간이 가까워지면 못했던 일들과 아직 답변하지 못한 메일들을 생각하며, 그냥 전화한통 걸면 바꿀 수 있을텐데, 하는 생각이 든다. 그런 생각을 아예 가능성부터 끊기 위해 아예 전화마져도 연락 못하게 해놓고 시간과 장소를 정해서 그 곳에서 그냥 죽도록 기다린다. 책과 일기책을 들고 그냥 무턱대고 기다리는 시간. 난 그런 시간이 좋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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그리고 내게 전화 연락이 안되면 상대방도 조금 무리해서라도 온다. 약속을 깨기가 생각보다 힘들기 때문이다. 다른 사람들을 다 버려두고 만든 약속이기에 변경이 안되었으면 하는 마음도 강하다. 이 전략은 생각보다 잘 통하는 것 같다. ㅎㅎㅎ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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…이런 저런 이유로 로밍을 안한다. 물론 돈 쓰기 싫다는 이유도 있다. 남들과 좀 다르게 행동해보고 싶다는 것도 있다. 비뚤어진 부분도 있지만 비뚤어지게 본 세상은 생각보다 불편하면서도 재밌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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カテゴリー: [한] 수필, 【2013-随書】   パーマリンク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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